아카넷의 『오뒷세이아』는 서양 문학의 원류로 불리는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새로운 언어로...
⌘ BOOK OF THE YEAR 2025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베티나 슈탕네트 | 이동기, 이재규 옮김 | 글항아리 | 664p
Editor’s Opinion
A: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홀로코스트의 핵심 실무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명령에 복종한 평범한 관료’라는 익숙한 이미지에서 다시 꺼내 살펴보는 책입니다. 칸트 철학과 악의 문제를 연구해온 독일 철학자 베티나 슈탕네트는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지낸 도피 시절의 기록과 인터뷰, 새롭게 공개된 자료들을 추적하며 그가 자신의 행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나치 이데올로기에 강한 확신을 품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널리 알려진 ‘악의 평범성’을 단순히 부정하기보다, 우리가 아이히만이라는 인물을 얼마나 그의 자기변명에 기대어 이해해왔는지를 되묻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악이 무지와 무사유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행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정당화하는 인간에게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 BOOK REVIEW
INTRO
A: 대중에게 알려진 아이히만은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아렌트는 예루살렘 법정에서 그를 직접 목격하며, 악이 사악한 괴물이 아니라 생각 없이 명령을 따르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아이히만은 무표정한 얼굴로 법정에 앉아, 자신이 단순한 행정 관료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명령을 수행했을 뿐, 개인적으로 유대인을 증오하지 않았으며, 홀로코스트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